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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남탓 말고 정은경 말 잘 들어라"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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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19 03:25

"전광훈 목사 광화문 집회 잘못… 공동체 안전 위협하는 행동… 與는 유치한 정치공세 말고 방역 조치에 더 신경써라"

미래통합당이 8·15 광화문 집회를 주도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전 목사가 잘못했다"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광화문 집회에 야당 일부 인사가 참석한 것을 두고 책임론을 제기하자 "유치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방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라며 "다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정권에 반대하고 정권을 비판했다는 그 메시지는 또 달리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 목사는 정부의 방역 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우리 당이 새 정강·정책에 중도·진보 가치도 많이 담고 호남 끌어안기를 하고 있는데 다시 강경 보수 단체와 정치적 공동 행보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8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방 의원 비대면 온라인 연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8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방 의원 비대면 온라인 연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통합당은 여권이 '야당 방조 책임론'을 주장한 데 대해선 "도를 넘는 책임 전가"라며 "남 탓 궁리할 시간이 있으면 방역 조치에 더 신경 써라"고 반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지방의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온라인 강연에서 "최근 서울 광화문 광장 시위 이후 코로나가 창궐하는 상황이 전개됐다"며 "그러자 민주당은 마치 통합당이 광화문 시위를 같이 주도한 것처럼 비난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민주당의 처사를 보면 '굉장히 유치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지시에 충실하자"며 "당원들은 상황 인식을 철저히 하고 행동과 말을 조심해달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여당의 책임론 제기에 "뭘 사과하라는 건가"라며 "우리가 (집회를) 주최한 것도 아니고, 참석을 독려하지도 않았다. 마이크도 잡지 않았다. 여당이 억지로 엮으려고 공세를 한다"고 했다.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라디오에서 "전광훈 목사가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이 된 것인데, (여권이) 야당에 책임을 지운다. 코로나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나쁜 시도"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방역 실패 책임을 가만히 있는 야당을 잡아서 뒤집어씌우려 하지 마라. 그 책임은 온전히 권력을 독차지한 정부·여당이 져야 할 몫"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당 차원에서 8·15 광화문 집회에 관여하거나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었다. 통합당 내부에선 이번 달 초만 해도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밀어붙이기 관련 부동산 정책 반대 집회 참여 등 '장외 투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이 "'장외 투쟁'은 절대 안 된다"고 해 없던 일이 됐다.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장외 투쟁을 주장했던 당내 강성 당원들도 8·15 집회 불참 결정을 내린 당 지도부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통합당 관계자는 "장외 투쟁을 하지 않은 것이 여러모로 당에 도움이 됐다"며 "여권이 우리 당과 전광훈 목사, 코로나 사태를 엮어 공격해보려 하는 것 같은데 우리 당이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일부에서는 이번 광화문 집회와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전 목사를 비롯한 일부 강경 보수 성향 단체와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反)문재인' 전선에서 강경 보수 단체와 '전략적 제휴'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통합당 홍문표 의원은 이날 오전 아내와 함께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 광진구 보건소를 찾았지만, 의사가 "검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 발걸음을 돌렸다. 홍 의원은 통합당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광화문 집회 장소에 갔다. 홍 의원은 "지역구(충남 홍성·예산)에서 온 집회 참여자 3명을 10분가량 만났다"며 "전 목사와도 멀리 떨어진 데서 만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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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9, 2020 at 01:2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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