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는 목성과 토성이 400년 만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다. 이번 주 목요일 저녁에는 가까워지는 목성과 토성 옆에 초승달이 함께 떠서 멋진 밤하늘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 별자리의 왕자인 오리온자리는 점점 더 남쪽 하늘 중앙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주 별자리여행의 목적지는 오리온자리의 서쪽에 위치한 에리다누스자리이다. 비록 이름은 죽음의 강을 상징하지만 사냥꾼 오리온이 하늘에서 노상 방뇨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이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나간 궤도를 지구가 통과할 때에는 평소보다 많은 별똥별이 떨어진다. 혜성과 소행성에서 부서져 나온 부스러기들이 궤도를 따라 돌다가 지구의 중력에 끌려들어와 별똥별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유성우라고 부르는데 3대 유성우로 알려진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그리고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에는 시간 당 최대 100개 이상의 별똥별이 떨어진다.
14일 밤이 바로 쌍둥이자리 유성우의 극대일이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소행성 파에톤이 만든 부스러기 파편이 지구로 들어오면서 생기는 유성우인데 올해는 달이 없기 때문에 날씨만 맑다면 새벽하늘에서 시간당 최대 100개 정도의 별똥별을 볼 수 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극대일이 지나도 17일 밤까지는 평소보다 많은 별똥별을 뿌리면서 계속될 전망이다.
지구가 혜성이나 소행성의 궤도와 만나는 지점을 중심으로 별똥별이 사방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 지점을 복사점이라고 하고, 복사점이 위치한 별자리의 이름을 따서 유성우의 이름을 붙인다. 쌍둥이자리는 오리온자리의 왼쪽에 위치한 별자리이다. 별똥별은 복사점을 중심으로 온 하늘에 걸쳐 떨어지므로 특정한 곳을 주시하지 말고 하늘 전체를 본다는 생각으로 시선을 넓게 두고 보는 것이 좋다.
초승달과 목성, 토성이 만나는 날
요즘 저녁의 서쪽 하늘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이 바로 목성이다. 현재 목성의 밝기는 -1.5등급, 1등성보다 약 10배 정도 밝다. 목성의 바로 옆에는 1등급의 토성이 보인다.
17일 저녁 남서쪽 하늘에는 초승달 옆으로 목성과 토성이 나란히 빛날 것으로 보인다. 달과 두 행성 사이는 약 4도, 목성과 토성은 달의 겉보기 크기인 0.5도 정도로 가깝다. 이날 해는 오후 5시 15분에 지고 6시 무렵이면 초승달과 두 행성을 볼 수 있다. 다만 지평선 가까이 있어서 남서쪽에 산이나 건물 같은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 보는 것이 좋다.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에서는 이날 저녁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유튜브 채널 ‘별 박사의 3분 우주’를 통해 달과 목성, 토성이 만나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맨눈으로 보는 장면도 멋지겠지만 망원경으로 확대된 모습도 무척 아름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목성과 토성을 초승달과 같이 보려면 최소한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다음 달부터는 목성과 토성을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밤하늘에서 목성과 토성의 거리는 다음 주 초에 가장 가까워진 이후 점점 멀어지기 때문에 이 정도로 가까워진 목성과 토성 옆에서 초승달을 보려면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목성과 토성 사이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져 22일 새벽 무렵에 가장 근접한다.
지구조
17일은 음력 11월 3일로 오른쪽으로 가느다란 눈썹 모양의 초승달이 뜨는 날이다. 이날 초승달을 자세히 보면 왼쪽으로 희미하게 둥근 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태양의 반대편에 비친 이 희미한 빛을 지구조(地球照), 즉 ‘지구의 빛’이라고 부른다. 달이 가늘수록 이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데 이것은 달이 합삭에 가까울수록 달에서 보는 지구가 둥글고 밝기 때문이다.
지구는 달보다 지름이 4배나 크기 때문에 달에서 보는 둥근 지구는 보름달보다 16배나 크다. 또한 지구에서는 바다와 대기가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실제로 달에서 보는 둥근 지구는 지구에서 보는 보름달보다 수십 배 이상 밝다. 밤에 보름달이 수십 개 뜬다고 생각하면 주위가 어느 정도 밝을지 상상이 될 것이다. 달이 점차 둥글게 차오르면서 밝아지면 달에서 보는 지구는 반대로 밝기가 줄어들어 지구조가 사라지게 된다. 즉, 지구조는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뜰 때만 보이는 특별한 현상이다.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죽음의 강 ‘에리다누스자리‘
겨울밤에 가장 밝고 화려한 별자리는 오리온자리이다. 그만큼 오리온자리는 다른 별자리를 찾는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오리온의 허리를 나타내는 삼태성과 왼쪽 발에 해당하는 일등성 리겔의 오른쪽으로 희미한 별들이 꼬불꼬불하게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죽음의 강 에리다누스의 별자리이다. 지난주 별자리 여행에서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이 마치 저승으로 올라가는 계단처럼 여겨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그곳이 바로 에리다누스 강이 시작되는 곳이다.
오리온의 이름이 오줌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우리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에리다누스자리의 모습을 조금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필자가 이 별자리에 붙인 별명은 오리온자리의 노상방뇨이다. 오리온이 하늘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보는 모습을 상상하면 에리다누스자리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오리온자리의 베타별 리겔 북쪽에서 강의 시작을 알리는 3등성을 찾고 거기서부터 서쪽으로 희미한 별들을 이어가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강의 끝에 있는 1등성 아케르나르는 고도가 낮아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
그리스신화에 의하면 에리다누스자리는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이 마차와 함께 떨어져 죽은 강으로 저승과 지상 사이를 흐른다고 한다. 파에톤은 자신이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아폴론의 마차를 빌려 타지만 말을 다룰 줄 몰랐기 때문에 세상을 온통 불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이에 깜짝 놀란 제우스신은 마차를 향해 번개를 내렸고 결국 파에톤은 별똥별처럼 긴 불꽃을 내며 에리다누스 강으로 떨어져 죽었다.
이 별자리의 엡실론(ε, 4등성)별은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로 1960년대부터 고래자리의 타우(τ)별과 함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별로 알려져 왔다. 2000년에는 이 별에서 목성 크기의 행성이 발견되었는데, 외계 생명체를 찾는 과학자들은 그보다 안쪽에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무척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720)
기사 및 더 읽기 (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죽음의 강 '에리다누스자리' - Science Times )https://ift.tt/37fehCG
과학/기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죽음의 강 '에리다누스자리' - Science Time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