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조남대의 예순에 떠나는 배낭여행(27)
어제는 피곤했던지 아침에 눈을 뜨자 8시다. 중간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했다. 여기는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라 여유를 갖고 좀 쉬면서 관광을 하려고 한다. 아침에 시간 여유가 있어 이발하러 갔다. 집에서 출발할 때 머리를 깎았는데 그의 한 달 동안 지내다 보니 머리가 너무 길어 동네 이발소를 찾아갔다. 이발요금이 대부분 100밧이니 3500원 정도다. 길거리를 가다 보니 이발요금이 80밧이라고 적혀 있어 들어갔다.
이발사가 젊은 새내기라서 그런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머리를 깎다가 잘 깎았는지를 볼 때 머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머리 뒤가 비치는 거울을 본다. 조금 깎고 거울을 보고 또 조금 깎고는 거울을 본다. 앞머리를 자를 때도 소녀들 앞머리처럼 일직선으로 자른다. 눈썹도 손질해 주고 코털이 길어 내가 가위로 자르려고 하니까 자기가 잘라주겠다며 앉으라고 한다. 머리 깎는 솜씨는 좀 서툴지만, 대단히 친절하고 성의가 있어 보인다. 머리칼을 산뜻하게 자르니 기분이 좋다.
이발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아침 식사를 하러 나오는 우리 일행과 만나 식당으로 갔다. 대부분 서양 사람이다. 나이도 60~70대다. 1월인 관계로 유럽 등에서 추위를 피해 휴양을 온 것 같다. 토스트와 계란 프라이 2개, 오렌지 주스가 세트인 아침 식사가 95밧이다.
파타야의 대형 수목원, 농녹빌리지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어디로 갈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많은 사람이 농녹빌리지를 추천한다. 길거리로 나가 택시를 타고 가려고 하니까 1000밧을 달라고 한다. 송태우를 몰고 가는 운전사에게 문의하니 800밧을 달라고 하길래 흥정해 700밧으로 깎았다.. 농눅빌리지는 30여 분을 달려 도착했다.
11시 반경 도착해 코끼리쇼와 타이 전통공연 등의 관람료가 포함된 입장료로 1인당 800밧을 지급했다. 날씨는 더운데 엄청나게 큰 수목원이라 걸어서 다니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코끼리 열차를 탔다. 열차를 타고 가면서 운전사가 빌리지 내부에 관해 설명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바나나, 야자수, 소철, 선인장 등 식물이 심어져 있고 호랑이, 양, 돼지, 공룡, 홍학 등 각종 동물 모형도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꽃도 아름답게 심겨 있다. 사람들은 코끼리를 타고 빌리지 곳곳을 돌아보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모였는데, 중국 관광객이 제일 많고 아랍 관광객도 제법 보인다.
열차를 타고 한참을 둘러보다 마지막 부분에 있는 휴게소에서 내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쉬다 민속공연과 코끼리 쇼를 한 시간 정도 관람했다. 민속공연은 태국의 전통 신화와 관련한 내용이다. 아주 큰 체육관처럼 생긴 공연장에서 원색의 화려한 복장을 한 무희들이 고유의 민속춤과 공연을 선보였다. 옷의 색깔이 주로 황금색이다. 동남아 쪽은 황금색과 붉은색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대부분 사원이나 파고다도 황금색이다. 공연은 경쾌하면서 간단하게 여러 주제를 이어서 보여준다.
꼬챙이로 찔리며 훈련받는 코끼리
전통공연을 마치자 바로 옆 장소로 이동하여 코끼리 쇼를 관람했다. 공연에 앞서 코끼리와 함께 사진 촬영할 시간을 준다. 코끼리가 코로 사람을 들어 올리고 사진을 찍는다. 한번 찍는데 100밧이다. 사진 촬영에 이어 코끼리가 먼 거리에서 화살로 풍선 터뜨리기, 코로 그림 그리기, 축구 골대에 공 넣기, 농구공 던져 넣기, 관광객을 엎드려 놓고 건너가기, 코로 훌라 돌리기 등 각종 공연을 한다. 그리고는 관람석으로 오면 돈을 코에 주거나 바나나를 준다. 바나나를 주면 자기가 먹고 돈을 주면 주인에게 넘겨준다. 많은 사람이 바나나나 돈을 코끼리에게 준다. 코끼리가 이렇게까지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연습하면서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가를 생각하니 불쌍한 생각도 든다. 코끼리를 타고 있는 조련사는 뾰쪽한 꼬챙이를 들고 다니면서 코끼리를 찌르며 조종을 한다고 한다.
공연을 마치고 나와 입구 상점에서 고구마와 옥수수, 두리안 등을 사서 점심으로 대신하고 조금 쉬다 보니 송태우가 오기로 한 4시가 되어 되돌아오는 길에 파타야 수상 시장을 들렀다. 보트 승선료 등을 합쳐 1인당 800밧이라고 해 일행들이 들어가지 말고 그냥 가자고 하는 바람에 되돌아 나와 숙소로 왔다. 수상 시장 내부를 구경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야시장서 만난 한국 여행객
은퇴자의 천국 파타야
저녁 식사를 마친 다음 다시 해변으로 나가 산책을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남자들끼리 산책을 하면 여자가 접근해 함께 놀자고 유혹한다. 이런 부류의 여자가 해변 도로변에 엄청 많다. 나는 경희와 함께 가니까 접근을 안 하지만, 휴양지에 여행 온 나이 많은 여행객은 현지 여성과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식사시간에 식당에 가면 이런 여인과 같이 와서 식사하거나 맥주를 마시는 서양 여행객이 자주 보인다. 맥주 한 병을 앞에 두고 안주도 없이 오랫동안 그냥 앉아 있는 경우도 있다.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 같다. 할 일이 없으니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모양이다. 좋아 보인다는 생각보다는 측은해 보인다. 저렇게는 시간을 보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 여행의 장점
여러 명이 같이 여행을 하다 보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 활동적인 것을 즐기는 사람, 고적 답사 형태의 여행을 원하는 사람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여행지 선호도가 달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도 우리는 지금까지 원만하게 여행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파타야 앞바다는 바닷물이 깨끗하지 않아 수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내일은 배를 타고 파타야 앞에 있는 깨끗한 산호섬으로 들어가 좀 쉬다 오기로 했다.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행정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September 03, 2020 at 1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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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파타야 저녁 해변을 서성이는 여인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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