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김혜지(28)는 7개월 동안 ‘위험한 약속’의 서주로 살면서 많은 걸 얻었다. 꾸준히 만나고픈 좋은 인연과 함께 앞으로 더 멋진 연기 생활을 위한 동력을 얻었다고 했다.
김혜지는 지난달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위험한 약속’(극본 마주희, 연출 김신일, 제작 메가몬스터)에서 냉철하고 이성적이지만 한 남자밖에 모르는 직진녀 한서주 역을 맡아 극 중 긴장감을 유발했다. 또 중요한 사건 때마다 나타나 오혜원을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이다 서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위험한 약속’은 불의에 맞서다 벼랑 끝에 몰린 한 소녀, 그녀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의 가족을 살린 남자, 7년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치열한 감성 멜로 복수극으로,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김혜지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길다고만 생각했던 100회였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정말 금방 지나간 것 같다. 촬영이 끝났을 때는 모두 아무 사고 없이 잘 끝났다는 안도감과 후련함이 먼저였는데, 마지막회 방송을 보고 많은 감정이 지나갔다. 매일 보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못 본다는 게 아쉽기도 하고 나에게 이런 작품을 만나게 해준 서주라는 캐릭터에게 고맙기도, 아쉬움에 미안하기도 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라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썼다는 김혜지는 “촬영 외에도 서주를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내가 서주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을지 고민하고 떠오른 것이 있으면 바로 메모했다”고 말했다.
체력관리에도 힘썼다. 김혜지는 “평소에 제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라 그 대신 밥을 잘 먹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밥을 잘 챙겨 먹었다. 밥 한 그릇을 매끼 뚝딱 비웠다”며 “조금 체중이 늘어나긴 했지만, 밥심으로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혜지는 7년 만에 단발머리를 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평소에 단발을 너무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어떤 작품을 들어갈지 모르기 때문에 시도하기도 어려웠고 두렵기도 했는데 커리어우먼인 서주라는 캐릭터라면 긴 머리보다는 짧은 머리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메이크업도 평소 했던 화장보다 좀 더 진하고 차갑게 했다. 평소에 저는 화장을 잘 안 하고 다녀서 어색했지만 서주로는 이런 스타일링에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혜지는 ‘서주의 욕망’을 잘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그는 “발성이나 외적인 이미지에도 많은 신경을 썼지만 어떤 것보다도 서주의 욕망에 제일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서주라는 역할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신경 썼던 건, 아무래도 실제 제 나이보다 더 많은 나이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려 보이지 말아야지, 아무한테도 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외적으로 먼저 접근을 해 버리니까 놓쳐버린 게 많았다. 사람의 내면에 있는 성공에 대한 욕망과 사랑이라는 건 나이에 따라 커지고 작아지는 게 아니더라”고 고백했다.
“서주는 한 남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하는데, 사랑의 감정이 처음 호기심에서 질투, 분노, 집착, 연민 등 정말 여러 가지 감정선이 있었어요. 이 감정을 다 표현하기엔 저에겐 조금 짧은 시간이었어요. 그 감정들을 하나하나 보여주고 싶었는데 잘 표현이 된 지 모르겠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 회 때 서주가 태인을 보내면서 ‘떠나면서까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이해된다’며 태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요. 그런 대사를 하면서 느끼는 그 감정이 어렵기도 했고 멋있기도 했어요.”
‘위험한 약속’에서 강태인(고세원 분)을 일편단심 짝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 김혜지는 “매 신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 처음에 긴장해서 그런지 고세원 오빠가 풀어주려고 농담도 많이 해주고 장난도 많이 쳤다. 세원 오빠는 강태인과 정반대 모습이다. 나중에는 웃음 참는 게 너무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오빠가 집중해서 연기하면 저도 자연스럽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세원 오빠랑 연기를 하면 항상 재밌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세원 오빠랑 박영린 언니가 분위기 메이커였다. 두 분이 좀 다른 느낌이다. 웃기지 않은 이야기도 오빠가 하면 웃기고, 재미없는 상황도 오빠가 하면 재미있었다. 그런 마력이 있다. 영린 언니는 대기실에서 항상 밝은 에너지로 간식도 나눠주고 말도 걸어주고 했다. 두 선배님과 있으면 지칠 틈이 없었다”고 귀띔했다.
또한 김혜지는 극 중 어머니 김나운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김나운 선배님은 제가 평소에도 존경하던 선배님이었는데,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게 행복했다. 항상 잘 챙겨주시고 고민되거나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을 때 답을 정해주는 게 아니라 방향성을 제시해주셨다. 한 번은 제가 감정이 잘 안 나온 신이 있었는데, 먼저 알아차리시고 기다리다 다시 촬영도 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혜지는 ‘위험한 약속’으로 효도를 하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KBS 일일드라마라고 하니 여태껏 했던 어떤 작품보다도 좋아했다.
“원래 자주 가던 음식점이 있었는데, ‘위험한 약속’ 시작하고 갔더니 갑자기 잘보고 있다고 서비스를 주시더라고요. 기분이 묘했어요. 이웃집 분들도 인사해주셨고요. 드라마를 많이 봐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낯을 가리는 편인데 ‘위험한 약속’ 하면서 선배님들과 언니 오빠들이 편하게 해주셔서 밝은 분위기에서 촬영했어요. 작품이 끝나고도 인연을 쭉 이어나가고 싶어요.(웃음) ‘위험한 약속’은 마지막 20대를 잘 잡아준 나침반 같은 의미예요. 이 작품으로 할 수 있었던 연기에 대한 고민들과 성장으로 30대 연기 인생을 잘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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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2, 2020 at 05:0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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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위험한 약속` 김혜지 고세원·박영린 분위기 메이커였죠 - 스타투데이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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