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KB는 지난 10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KB의 제주도 훈련 목적은 체력을 다지면서도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KB 박지은 트레이너는 “감독님께서 제주도에 온 목적 자체가 훈련 겸 힐링이라고 하셨다. 제주도가 자연경관이 좋으니까 이런 걸 보면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훈련 내용을 구성했다”고 제주도 전지훈련 목적을 전했다.
여기에 코칭스태프와 구단 사무국 직원들도 선수들의 일부 훈련에 동참해 선수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것 역시 제주도에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제주도에서 만난 박지수는 “3~4주 정도 천안에서 훈련을 한 뒤 감독님께서 코로나19를 최대한 조심하는 선에서 제주도에서 훈련하기 바라셨다. 그래서 제주도에 오게 되었다”며 “솔직하게 천안에서 일주일은 너무 길었다. 너무 힘들고, 감독님 말씀처럼 지루하기도 했다. 저는 농구가 아닌 재활을 하니까 더 힘들고 지치더라. 제주도에 와서 다같이 이동하고, 훈련하니까 좀 더 활기차다. 일주일이 너무 빨리 갔다.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말하며 미소를 머금었다.
박지수는 소통과 힐링이 목적인 훈련이라고 하자 “확실히 달성했다. 소통은 원래 잘 되어서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힐링은 달성했다”며 “제주도 날씨가 안 좋아서 아쉽긴 한데 그래도 천안의 시간보다 제주도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내일(16일)이 마지막이라는 게 아쉽다”고 한 번 더 웃음을 터트렸다.
박지수는 겨울에는 KB에서, 여름에는 WNBA 라스베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올해는 WNBA에서 활약보다 재활에 집중하기로 했다. 박지수는 지난 5월 점프볼과 인터뷰에서 “1년 동안 제대로 된 몸을 만들어서 다시 WNBA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박지수가 비시즌 훈련을 소화하는 건 데뷔 이후 두 번째다.
박지수는 재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자 “허리가 안 좋은데 아까 자전거를 탈 때(15일 오전 훈련이 약 30km 자전거 하이킹이었음) 허리가 안 좋아서 거의 다 와서 내렸다”며 “천안에 있을 때도 재활만 하고 있었는데도 엄청 안 좋은 때도 있었다. 그 때 사실 불안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제대로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제주도에 와서 빠지는 건 빠지지만, 같이 뛰거나 하는 훈련은 함께 하기도 했다. 이렇게 조금씩 늘려가면 괜찮아 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놓였다”고 답했다.
이어 “천안에 있을 땐 시즌 때처럼 며칠 동안 갑자기 좋지 않았다. 트레이너 선생님들도 많이 걱정할 정도였다. 뛰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안 좋으면 앞으로 운동을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제주도에 와서 좋아졌기에 다행이다”며 “(WNBA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을 안 간 건 코로나19도 있지만, 이번에 쉬어갈 생각이었던 게 정말 몸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지난 시즌 우승을 못했다. 그 이유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외국선수 제도 변화를 언급하자 “최근 2쿼터 동안 외국선수 없이 국내선수만 뛰는 걸로 바뀌었다. 그럼 무조건 KB가 우위이고, 압도할 거라서 재미가 없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지난 시즌 오히려 우리가 2쿼터 경기력이 안 좋았다”며 “제가 (외국선수보다) 국내선수를 상대하는 게 더 까다롭다. 어렸을 때 발목 수술을 했는데 리바운드를 하거나 할 때 (저보다 작은 선수와) 매치업이 되면 아래가 보이지 않아 불안한 트라우마가 심했다. 또, 전 중심이 높은데 (신장 차이로) 밑에서 미니까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저는 힘들 거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계속 우리가 유리할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어쨌든 우리도, 상대팀도 미스매치다. 아니나 다를까(웃음)? 우리가 2쿼터 때 안 좋은 모습으로 끌려갔다”며 “이번에도 (KB가 유리하다는) 그런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는 게 키 큰 선수가 많이 없어서 그럴 수 있지만, 제가 준비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게 해주신다(웃음). 그래서 준비를 잘 해야겠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박지수의 말에서 큰 부담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를 극복해야 KB가 우승에 다가설 수 있다.
“아직 이 부담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모르겠다. 극복한다기보다 무뎌지는 거 같다. 아빠(박상관)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하며 주목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주목 받는 것과 이런 부담감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시즌 몸 상태가 좋지 않고, 경기력이 안 좋으니까 또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시즌 많이 힘들었다. 또 힘들지 않을 거라고 확신을 하지 못하지만, 지난 시즌 어려운 상황이 있었기에 (2020~2021시즌에는)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다. 그것도 즐기려고 한다. 부담이 오는 건 저를 좋게 봐주신 거라서 좋게 생각하려 한다(웃음).”
KB는 최근 3시즌 동안 27승 8패(2위), 28승 7패(1위), 20승 8패(2위)를 기록했다. 첫 5패를 당할 때까지 기준으로 승률을 살펴보면 2017~2018시즌은 15승 5패(75.0%)와 12승 3패(80.0%), 2018~2019시즌에는 9승 5패(64.3%)와 19승 2패(90.5%), 2019~2020시즌에는 10승 5패(66.7%)와 13승 3패(81.3%)였다. KB는 첫 5패를 당한 이후 시즌 중반이나 후반기에 상승세를 타는 편이다. KB는 남자 프로농구에서 하승진이 버티던 KCC의 팀 색깔이었던 슬로우스타터와 닮았다.
박지수는 “이걸 우리 팀만 아는 게 아니라 모든 팀이 다 안다. 제가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몸이 올라온다는 걸 대표팀 언니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다른 선수들은 힘들다고 하는 그 때 저는 몸이 올라온다. 그래서 대표팀 언니들이 KB는 시즌 초반에 이겨놔야 한다고 그러더라(웃음).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며 “이번에는 바뀔 필요가 있다(웃음). 우리도 인지를 하고 있으니까, 지난해에는 비시즌 동안 제가 없어서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었다. 이번에는 여유가 있으니까 그런 걸 이야기를 하면서 연습하면 좋아질 거다”고 2020~2021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갈 걸 자신했다.
2020~2021시즌 개막까진 많은 시간이 남았다. 박지수는 “제가 언제 복귀할지 모르는데, 아마 7월 아니면 8월일 거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시즌 개막 전에 연습경기에 참여한 게 손으로 꼽을 정도다. 정말 시즌만 치렀다. 연습경기를 안 해보고 시즌을 맞이했다”며 “아무리 언니들과 3~4년 동안 같이 했다고 해도 연습을 해봐야 한다. 이번에는 부상 선수 없이 시즌 개막 전까지 훈련을 잘 해서 미디어데이 때 우승 후보를 물어보면 감독님과 강아정 언니 두 분 모두 ‘우리 팀이 우승할 거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수가 오랜만에 비시즌부터 차근차근 몸을 만들며 동료들과 훈련을 소화한 뒤 2020~2021시즌을 맞이한다면 KB는 두 번째 우승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이재범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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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8, 2020 at 05:4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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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 훈련 오랜만' KB 박지수, “우승 위한 준비 잘 하겠다” -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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