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대작(代作) 사건'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가수 겸 화가 조영남(75)은 25일 "한국에도 현대미술이 살아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라고 판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판결을 '신호탄'에 비유하며 "앞으로도 현대미술이 살아있을 거라는 걸 알려주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죄 소식을 들었을 때 "그렇게 떨고 있지 않아서 '그렇게 됐구나' 하고 덤덤했다"는 그는 "처음부터 죄가 없다는 걸 알았다. 너무 강력하게 상대 쪽에서 죄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혔을 따름"이라고 했다.
5년가량의 법적 다툼을 마무리한 조영남은 앞으로 미술 작업과 가수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선고 결과를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을 묻자 그는 "제가 나이가 들어서 목소리가 잘 안 나오게 되니까 대한민국이 이제부터는 '공식적으로 화가 노릇을 하라'고 한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와서 (봤을 때) '이렇게 허접한 걸 가지고 5년이나 다퉜단 말야' 이런 말이 안 나오게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 책무가 생겼다"고 말했다.
미술에 입체파, 추상파 등이 있는 것처럼 자신은 '트로트파'라며 "현대미술이 현대인들한테 매우 어렵게 다가갔다면 제 그림은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고 이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미술을 다룬 새 책도 다음 주 출간한다. 제목은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 - 현대미술에 관한 조영남의 자포자기 100문 100답'(혜화1117 펴냄)으로, 현대미술의 탄생 배경과 역사, 현황, 조영남의 입장 등을 담은 입문서다.
조영남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받아온 현대미술 관련 질문을 떠올린 뒤 이를 100개의 자문자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표지그림도 직접 그렸다.
출판사가 이날 일부 공개한 책 내용에 따르면 그는 "우리가 현대미술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실제로 아름다움만 들어 있질 않다"며 "미(美)와 추(醜)가 한 덩어리다, 그게 바로 현대미술"이라고 썼다.
이탈리아 현대미술 작가 피에로 만초니가 자신의 배설물을 캔에 담아 제작한 '예술가의 똥'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한 자평도 걸작"이라며 "관객은 결국 예술가와 친밀해지기 위해 그 예술가의 작품을 사게 마련인데 친밀함으로 말하자면 예술가가 직접 배설해놓은 똥보다 더 친밀감을 나타낼 수 있는 게 어디 있겠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영남은 지난 2007년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이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그는 "(전작을 썼는데도) 사람들이 미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쉽게 쓰게 된 것"이라며 "탄력을 받아서 시인 이상에 대한 책도 곧 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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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5, 2020 at 02:4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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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확정` 조영남 그림 잘 그려야할 책무 생겼다(종합)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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